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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 번의 감사
  • 추모자익명
  • 기증받은 장기/년도간장 / 1999
  • 등록일2021-09-30
  • 조회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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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도 눈을 뜨는 순간 가장 먼저 세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내게 간을 주고 새 삶을 주신 분, 인술을 베풀어 생명을 살려주신 의사 선생님, 그리고 투병 생활 중 용기를 주고 병간호를 해준 가족에 대한 감사입니다. 이분들이 없었다면 저는 20여 년 전,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1999년 어느 겨울날. 그날도 길고 긴 투병 생활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하루하루를 원망과 고통으로 시작한 하루였습니다. 마침 그날은 아버님의 기일이라 시골 어머님 댁으로 가야 하는데, 아침에 어머님께서 전화하셨습니다. 몸이 아프니 내려오지 말라고 하시며 제사는 동생들과 지내겠다고 하셨습니다.

 

어머님의 전화를 받고 나니 괜스레 서글퍼지면서 이제는 정말 얼마 남지 않았나보다 낙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후 3시경에 기적처럼 병원에서 전화가 와서는 ‘뇌사 기증자가 있으니 빨리 병원으로 오라’고 하였습니다. 병원으로 향하면서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10년이 넘는 긴 투병 생활로 인해 ‘왜 하필 저에게 혹독한 고통을 주십니까?’ 불평하기도 하였는데 아버님 기일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수술 시작 전, 장기를 주신 이름도 모르는 그분을 위해 감사기도를 드렸습니다. 저에게 선물처럼 다가온 새로운 삶을 정말 훌륭하게, 후회 없이 열심히 살겠노라고 약속했습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지금은 건강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날부터 저는 다시 스무 살이 되었습니다. 때론 지치고 힘들어도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세 번의 감사 기도는 끊이지 않습니다. 오늘도 이식인 모임에서 진행하는 산행에서 체력 단련 겸 장기기증 캠페인에 참가하고 왔습니다. 장기이식으로 새 삶을 살게 된 사람들이 모여서 정상을 정복하고 나면, 살아 숨 쉬고 있음에 절로 감사가 나옵니다.

 

제게 이런 기적을 선물해준 기증자와 그 유가족에게 열심히 살아가는 것으로 보답하려 합니다. 저 또한 제 삶이 끝나는 날 그분처럼 모든 것 내려놓고 가겠다고 다짐하며 그분을 닮아 가려 애써봅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1999년 간 이식수혜자 김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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