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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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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 후 이야기

코디네이터가 함께 한 영원히 기억되는 기증자의 숭고한
나눔의 순간과 아름다운 이야기를 적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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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랑과 함께
가족관계가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달라 두명의 부모님이 계셨던 기증자분이셨습니다.그로 인해 다른분들보다 행정적으로 필요한 것들이 많았고, 더 많은 분들과 긴 상담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얼마나 기증자분이 열심히 삶을 살고 계셨는지, 그리고 부모님께 얼마나 큰 기쁨이었는지, 또 형제간에도 사이가 얼마나 좋았는지..등 그러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족분들이 기증자분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느꼈습니다.힘든 상황에서 친가족분들과 가족관계상 가족분들 모두 기증에 대해 많은 협조를 해주셨고, 무사히 기증이 완료될 수 있었습니다.아무런 지병없이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슬프고 힘들지만 큰 결정을 내려주신 가족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아들을, 그리고 오빠를 잘 부탁한다고 하시며 저의 손을 꽉 잡아 주셨던 가족분들을 저는 잊을 수 없을 것 입니다.마지막 면회때 양쪽 가족분들이 모두 오셔서 함께 울며 사랑한다고 하시며 기증자분을 보내주셨습니다.가족을 잃는 힘든 상황이었지만 다른 사람의 몸에서 내 아들이 또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시겠다고 하셨던 보호자분들이 기증자분을 보내드리는 길을 너무 힘들어 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정말 감사합니다. 
코디네이터이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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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삶, 타인을 위한 삶....
수많은 직업 중 선택한 장기구득간호사로 일한지도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짧지만은 않은 시간 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게 되면서 삶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많아지는 것 같다. 삶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은 다양하지만 가장 공통된 기준은 바로 삶의 만족도인 <행복>지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타인과 공존할 수밖에 없는 사회에서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삶의 방식은 과연 누구를 통해 얻을 수 있을까? 이쯤에서 나는 “누구를 위한 삶을 살고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져본다.장기구득간호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사회의 일원으로 일하면서 항상 남을 위한 일이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았다. 기증자, 보호자, 동료 장기구득간호사, 병원직원 등 장기기증이 이루어지기까지 모든 과정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장기구득간호사의 역할인 만큼 나를 생각하는 시간이 그만큼 짧아지는 것이다. 특히 적출수술이 마무리 되고 나면 기증자의 마지막 모습, 그 모습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는 보호자의 반응 등이 오버랩 되면서 업무가 끝났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안타까움으로 덮여버리곤 한다. 이런 감정 또한 조절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나의 임무이기는 하나 아직은 그런 감정을 다스리기에는 나의 경험이 부족한가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그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삶의 가치이다. 저마다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기증자 및 기증자 가족은 인생의 많은 기로에서 가장 어려운 선택을 한 사람들이다. 누구에게나 오는 선택의 기로도 아니며 돈이 많다고 많이 배웠다고 남보다 잘났다고 할 수 있는 선택도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힘든 과정을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며칠에 걸쳐 받아들이고 장기기증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선택하였다. 아무런 대가 없이 타인을 위해 자신을, 배우자를, 부모를, 자식을 떠나보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인가? 과연 나는 이런 과정을 견뎌내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하지만 나의 이런 질문이 무색하게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기증에 동의를 하고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과정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들 중에는 물론 기증자 생전의 뜻이라는 이유로 동의하는 가족도 있지만 고통 받는 많은 수혜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주기 위함임을 표현하는 이들이 많다. 단지 타인의 삶을 나아지게 하기 위해 자신과 가족을 헌신하는 것이다. 그들은 장기기증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는 수혜자를 생각하며 자신의 선택에 만족을 느끼고 가족을 잃은 슬픔을 조금이나마 덜어내려고 한다. 가족을 잃은 슬픔이 얼마나 클지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짐작을 할 수 없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고 이겨내는 사람들과 함께 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들은 나에게 수고했다는 격려와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내가 나를 생각하는 시간이 짧아진 만큼 그들은 나를 생각해 준다. 고맙게도 그런 사람들과 나는 일을 하고 있다.표면적으로 보기에는 내가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조금 더 깊이 그리고 멀리 바라보면 그들의 삶을 함께 겪으면서 내가 한 차원 발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많은 경험들 속에서 나를 발전시키고 배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게 바로 삶의 가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를 위한 삶 속에 타인을 위한 나의 역할이 있으며 그 역할을 통해 나를 발전시키면서 타인을 위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하루하루 살면서 삶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타인을 위해 자신의 전부를 주고 떠나는 사람의 마지막을 함께할 수 있기에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말해본다.
코디네이터조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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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에 빠진 딸, 장기기증 결정한 엄마의 한마디
“지금 어디에선가 우리 딸이 살아 있다고 생각하니 참 다행 이예요”   한국의 자살률은 OECD 국가 가운데 1위이며, 2010년 기준 1만5566명, 하루에 42.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는 34분마다 1명꼴로 자살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1년 교통사고 사망자 5,229명이고, 교통사고 사망자가 하루에 14명(도로교통공단)이라는 것에 비해 본다면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6월에도 안타까운 30대 여성 한분이 목을 매어 자살을 하셨다. 여러 가지 생활고로 인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이에 어머니께서 딸을 살려보려고 병원까지 데리고 왔으나 끝내 뇌사에 빠져들고 말았다. 마지막 가는 길 좋은 일하고 갔으면 하는 바람과 신체 일부분이라도 살아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뇌사자 가족 어머니는 장기기증을 선택하셨다. 뇌사조사 과정 중에도 딸 옆에서 떠나지 않고, 마지막 장기기증 수술까지 딸이 가는 길을 배웅하며 어머니는 딸과 함께 있었다.   그리고 장기기증 일주일 후 본 기증원 기증사업국 사후관리 담당을 맡고 있는 나는 기증자 분의 유가족이신 어머니에게 다시 찾아갔다. 장기기증 감사 인사와 함께 70대 어르신이신 어머니께서 힘들어 하실 수 있는 사망자 관련 행정처리 업무들을 도와드리고자 방문을 하였다. 어머니는 딸과 함께 있었던 시간들을 추억하면서도 딸이 목을 매었던 화장실을 저녁이 되면 근처에도 갈 수 없다며 두려움에 떨고 계셨다. 어머니와 2시간 정도의 식사시간을 가지면서 intake 상담을 마친 후 서비스 계획을 어머니와 함께 논의를 하였고, 사후관리 서비스를 실시하였다.   ‘사망자 금융조회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도와 드린 후 기증자 가족인 어머니를 도와줄 수 있는 사회적 서비스 기관을 찾아 서비스 연계를 하였다.   우선은 딸의 사망으로 인하여 독거 어르신이 된 어머니를 도와 드릴 수 있는 ‘노인복지관’을 찾았다. 노인복지관의 사례관리 사회복지사를 만나 갑작스러운 사고사로 인하여 독거어르신이 된 어머니에게 점심 식사를 하실 수 있도록 경로식당 이용 지원을 요청하였고, 그 외에 독거어르신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를 신청하였다. 특히 여러 지원 서비스 중 노인돌봄기본서비스를 신청하였는데 노인복지관에서 생활관리사를 파견하여 안전확인, 생활교육, 서비스 연계 활동을 제공하여 독거어르신인 어머니에 대한 종합적인 사회안전망을 만들어 드릴 수 있는 서비스였다.   그리고 어머니는 딸의 자살을 목격함으로써 생겨난 충격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의심이 되어 ‘정신건강증진센터’의 자살유가족 상담 서비스를 신청하였다. 자살 유가족의 경우 기분장애 발생률이 4배이상, 스트레스와 연관된 신체형장애 발생률이 2.7배이상 증가하며, 또 다른 자살 고위험군에 속하게 된다. 어머니는 딸을 조금만 더 자신이 일찍 발견을 했더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텐데.. 라는 아쉬운 마음과 죄책감으로 힘들어 하셨다. 그래서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를 의뢰하였고, 일단 기본적으로 15회 전문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자살로 인한 뇌사 장기기증자의 유가족의 경우 “내가 잘못해서...”라는 막연한 죄책감과 “이제 나는 어떻게 살아가나..”라는 두려움 속에 갑작스런 가족구조의 변화로 매우 큰 심리적인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유가족들을 사회가 함께 안고 나아간다면 자살률을 줄이고, 좀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어머니는 마지막 나와의 상담 때 이런 말씀 하셨다. “이제는 딸을 잠시 해외로 이민가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요. 딸을 볼 수는 없지만 어느 곳에선가 신체의 일부분이라도 살아 있다는 것이 참 위안이 되요. 그래서 우리 딸이 장기기증을 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나도 좀 장기기증이라고 해서 놀랐지만, 지금 생각 해 보면 죽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데 지금도 어디에선가 우리 딸이 살아 있다고 생각하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고는 해요. 복지사 선생 참 고마워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사고로 뇌사의 상태에 이르게 되었지만, 우리가 그 유가족들을 따뜻하게 보듬어 안아 준다면 유가족들은 다시 살아 갈 수 있는 의미를 찾게 될 것이다. 또한 장기기증이 또 다른 누군가를 살리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신체 어느 한부분이라도 뇌사 장기기증자인 가족과 이 세상에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코디네이터박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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